소니의 기업문화는 다국적기업의 포지션을 확고히 한 일본의 대표기업이다. 소니의 글로벌 브랜드인 제품 포지셔닝은 가전제품에서 IT, 모바일 등 첨단산업까지 진입하고 있는 마케팅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그런만큼 글로벌지향하는 기업이나 소비자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제품전략, 경쟁전략, 마케팅전략, 고객 포지셔닝 등 복합적인 마켓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삼성과 소니》는 삼성전자의 성공요인과 취약점, 소니의 문제점과 잠재력에 대해 냉정히 평가하고 있다. 장세진 교수는 이번 책을 위해 실제 삼성전자와 소니의 임직원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하였고, 그 외에도 전자 산업의 전문가, 애널리스트, 경쟁사들의 중역과 인터뷰하며 삼성과 소니의 전략과 조직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담아내고 있다.‘삼성’과 ‘소니’라는 1등 기업들의 딜레마를 통해 글로벌 성장을 추구하는 아시아의 기업과 압축성장을 이루고자 열망하는 회사들은 핵심을 꿰뚫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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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교보문고


소니의 신제품 위주의 마케팅전략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소니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파악했다. 서양 사람이 부르기 쉽도록 ‘소니’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듯이 소니 최고경영자의 브랜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일찍부터 남달랐다. 소니는 ‘Sonny’와 같이 애칭처럼 귀엽게 들리기도 하고 ‘Sonus’, 즉 소리라는 의미도 있었다. 그 당시 회사 이름과 다른 브랜드를 갖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본 기업들에 비해, 소니는 일찍부터 브랜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1958년부터는 회사 이름을 아예 소니라고 바꾸게 되었다.  

모리타가 1955년 소니라는 브랜드가 붙은 라디오를 갖고 미국에 판매하러 갔을 때, 미국의 큰 시계 제조업체는 “가격은 적절하다. 10만 대를 주문하겠다. 그런데 조건이 있다. 소니라는 상품명으로는 팔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 회사 상표를 붙이기로 하자. 미국에서는 아무도 소니를 모른다”는 제안을 했다.(4) 그 당시 10만 대 주문은 자금난에 허덕이는 소니에게 엄청난 주문이었다. 모리타는 이 제안을 거절하고, 자사 브랜드를 고집했다. 이를 계기로 모리타는 소니를 반드시 유명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일찍부터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한 소니는 이에 대한 관리도 철저했다. 예를 들어, 소니 스토어(Sony Store)와 같은 직영 소니 전문매장을 낼 때도, 글자의 크기나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제품 구비 등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해왔다. 또한 TV 광고에 있어서도, “It's a Sony”라는 대사를 넣어 이미지를 강조하는 CI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오가 회장은 디자인의 미적인 부분을 결코 양보하지 않으려고 했다. 오가는 소니라는 로고도 여러 차례 변경했다. 우리가 보고 있는 ‘Sony’라는 활자체의 브랜드는1973년도부터 공식화된 것이다.

소니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가 원하는 신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모리타는 소니가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마케팅 전략을 취했던 이유로 소니보다 큰 경쟁사가 소니의 제품을 모방하여 추격해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니가 계속 신제품을 개발하지 못하면, 경쟁자에게 모방되어버리는 위험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모리타 전 회장은 “우리의 전략은 소비자 대중에게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묻기보다는 새로운 제품을 가지고 그들을 이끌어가는 데 있다. 대중은 어떤 제품이 생산 가능한지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조사에 많은 비중을 두는 대신 신제품을 개발하고 대중에 대한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시장을 창출하는데 역량을 집중시킨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소니가 워크맨을 개발하게 된 것도 이부카가 해외출장을 갈 때 비행기에서 지루함을 달래려고, 큰 사이즈의 녹음기를 들고 다니는 것에서 비롯했다. 이를 위해 모리타가 기존의 녹음기에서 녹음회로와 스피커를 떼어내고 스테레오 증폭기로 대체하라고 했을 때, 소니의 엔지니어조차도 과연 이런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할까 하고 의심했다고 한다. 또한 소형 헤드폰을 개발하게 하여, 귀에 꼽을 수 있을 만한 크기로 만들었다. 모리타에 따르면, “우리가 아무리 시장조사를 했다 하더라도 새 상품 워크맨이 이런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결론이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며, 많은 모조품이 쏟아져나올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란 것도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소니의 마케팅 전략의 대부분은 신제품의 새로운 개념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되었다. 1975년 소니가 베타맥스 비디오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 소니는 ‘시간 이동(time shift)’이라는 개념을 선전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이 다른 채널의 프로그램과 중복되거나 다른 이유로 볼 수 없을 때, 이를 녹화했다가 후에 볼 수 있다는 개념이었다. 모리타에 따르면, “나는 소비자들을 교육시켜서 그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비디오 시장을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앞으로는 TV의 프로그램을 여러분들의 손 안에 잡을 수 있습니다. 비디오가 있으면 텔레비전이 잡지처럼 되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내가 팔려고 했던 개념은 이것이었다. 나는 곧 경쟁자가 따라오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사람들을 비디오의 세계로 이동시켜 경쟁에 승리하고 싶었다.”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아날로그 제품에서 뛰어난 브랜드 인지도를 가졌던 소니에게도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이데이는 “40대 이상은 아직도 브랜드를 보고 구매하지만 젊은 층에 대한 브랜드 침투도는 점점 약화되고 있다. 디지털 제품으로는 특별한 개성을 연출해내기 어렵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소니다운, 소니만의 상품을 만들어내지 않고 팔장만 끼고 있다가는 계속해서 처질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기술진을 통괄하는 소니의 CTO도 “디지털 시대에는 차별화가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소니의 새로운 도전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기술혼을 강조했다. 소니의 브랜드가 약화된 원인은,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을 잇는 새로운 신제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니의 높은 브랜드는 소니가 브랜드 자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기보다는, 뛰어난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다보니, 자연히 소비자에게 소니는 첨단 제품, 우수한 제품이라는 브랜드가 각인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소니가 더 이상 뛰어난 신제품을 내지 못하게 되자 소니라는 브랜드의 가치도 퇴색되었고, 마케팅 기법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명확한 마케팅 전략 역시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의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제품 디자인 및 광고 

소니의 신제품 개발에는 뛰어난 제품 디자인과 광고가 뒷받침되었다. 오가에 따르면, 자신이 소니에 처음 입사했을 당시인 1959년에는 디자인과 광고가 상품마다 따로 만들어지고, 상품의 기본 개념에도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에 디자인 측면에서 미국 제품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고 한다.(10) 더욱이 광고부서는 자회사인 소니 상사에 속해 있었고, 디자이너도 각각 상품을 기획하는 부서마다 배치되어 있어 서로 협조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1960년대 일본의 다른 대기업들이 라디오 시장에 진출하고, 소니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모리타는 오가에게 상품 기획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오가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려면 우선 명확한 ‘상품 개발’과 ‘산업디자인’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가가 주도한 소니 디자인의 원류 중 하나는 ‘블랙 앤 실버(black and silver)’로, 금속의 은색과 플라스틱의 검정이 조화된 참신한 디자인이었다. 이와 더불어 오가는 소니의 통일적인 이미지를 명확하게 내세우기 위해서 제품 디자인에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가는 디자인과 광고 선전을 함께할 수 없다면 상품 기획을 맡을 수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설계과에 분산되었던 디자인 업무를 디자인실로 통합하고 디자인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로 크리에이티브 센터를 설립했다. 또한 오가는 광고문과 선전문의 경우에도 상품을 기획할 때부터 고민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 역시 제품 디자인의 기여가 컸다. 플레이스테이션의 디자인은 후에 바이오 컴퓨터의 디자인을 맡았던 고토 테이유가 사각형과 원을 결합한 형태로 디자인했고, 컨트롤러도 전통적인 편편한 형태에서 양손으로 잡을 수 있는 2개의 뿔이 달린 형태였다. 소니의 바이오 컴퓨터도 최초의 제품은 다른 PC와 차별점이 없었으나, 1997년 마그네슘합금을 사용하여 얇고 가벼우며 튼튼하고 보랏빛 색상 등으로 대표되는, 당시로서는 참신한 제품 디자인으로 인해 노트북 컴퓨터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AV 기기와의 호환성이 높아, 비디오 카메라로 만든 화상을 바이오(VAIO)를 통해서 이메일로 전송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가 사용되었다. 소니의 광고 역시 이와 같은 신제품 출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원칙하에 플레이스테이션의 출시일인 1994년 12월 3일도 광고 카피를 위해 결정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 출시 전에 소니는 “1, 2, 3, 12월 3일 기대하십시오. 플레이스테이션이 게임의 세계를 바꿉니다”라는 티저광고를 사용했다. 이와 같이 신제품 광고와 높은 소비자 인지도를 바탕으로 소니는 그동안 높은 수준의 가격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었다.


유통 및 가격 전략

소니는 강력한 브랜드 구축과 제품개발 능력 확충에는 뛰어났지만 유통 및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두었다. 소니 입장에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신제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만들면 잘 팔릴 수밖에 없다는 사고방식으로 유통채널을 대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일찍이 모리타는 “소비재를 판매하는 일본의 전통적 구조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는 실로 요원하다 …… 하나의 상품이 소매업자의 손에까지 들어가려면 1차, 2차, 3차까지 도매업자의 손을 거쳐야 했고, 따라서 제조업자와 제품의 궁극적인 사용자 사이에는 겹겹의 중간상인들이 끼어 있었다. 이러한 유통구조가 사회적으로는 일정한 기여를 하는지 몰라도 고용 기회의 증대라는 측면에서그것은 확실히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인 구조였다”라고 피력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복잡한 유통구조에 대한 모리타의 반감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또한 모리타는 “우리는 우리의 의사를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통로로서 자체 판매망과 유통구조를 창출해 냈다. 물론 낡은 유통구조가 활용될 수 있는 경우에는 그것을 이용했지만, 가능한 우리의 제품을 고객들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했던 것이다.”


소비자들이 매장에 와서 소니 제품을 찾는 형태로 거래가 진행되기 때문에 소니 입장에서는 딜러들에게 경쟁 제조업체보다 높은 마진을 주어 소니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소니는 해외시장에 대한 마케팅 자원의 배분에 있어서도 전략 시장의 개념이나 투자가 부족했다. 소니는 2000년 초반부터 비로소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과 같은 주요 이머징 마켓을 파악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전략을 세웠으나, 이러한 전략적 시장에 대해서 별도의 자금을 배분하거나 광고 예산을 늘려주는 것과 같은 지원 활동이 부족했다. 즉, 마케팅 자원을 배분함에 있어서 전략적 개념에 의한 선택과 집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니가 딜러나 도매상과 같은 중간 유통업자를 뛰어넘어, 최종 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는 시도는 1994년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할 때도 여실히 드러났다. 소니가 게임기 산업에 진입하기 전, 게임기 사업을 지배해왔던 닌텐도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마스크롬(Mask ROM)으로 제작하여 판매했다. 마스크롬의 장점은 데이터를 빨리 불러들일 수 있지만, 제조 공정이 오래 걸려서 재생산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즉, 인기가 있는 게임을 추가로 주문해서 매장에 오기까지 몇 달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판매 기회를 놓칠 것을 두려워한 게임제조업체는 처음부터 대량생산을 하려고 하여 인기 없는 제품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할인판매를 하고, 인기 있는 제품은 중고 제품을 유통하는 폐단이 있었다. 이 때문에 소니는 시디롬(CD-ROM)을 사용해서 이러한 유통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고치려고 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닌텐도와 같은 수준의 로열티를 소니에게 지불하더라도, 시디롬의 제작비용이 닌텐도의 마스크롬보다 3분의 1~4분의 1로 저렴하고, 마스크롬을 대량 생산했을 때 발생했던 재고 발생분에 대한 위험비용이 시디롬의 경우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소매 가격이 저렴해서 소비자가 소프트웨어를 추가적으로 구매하게 함으로써 수익이 증대되는 장점이 있었다. 결국 소니는 닌텐도가 도매상을 중심으로 유통채널을 구축한 것을 파괴하여, 소매상에게 직접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체제로 바꾸었다.

기업문화, 조직, 리더십 간의 조화

이데이 회장 아래서 소니가 어려움을 겪게 된 요인 중 하나는 기업문화와 조직, 최고경영자의 리더십간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소니의 자유 활달의 기업문화와 독립적인 사업부조직은 창업자이고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가진 모리타 회장과 조화를 이루었었다. 과거 소니는 기업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었다기보다, 직원들이 자신이 흥미 있는 기술과 신규 사업을 추구했으며, 사업부서장의 독립성이 최대한 보장되었지만, 이들은 모리타 회장이 가진 카리스마에 의해 효과적으로 통제될 수 있었다. 이는 사업부서 간 갈등이 있거나, 불확실성이 많은 사업에 대해서는 모리타 회장이 개입해서 지시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불만과 불확실성을 잠재울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이와 같은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은 창업자세대에 속하는 오가 회장의 시기에까지 유지되었다.

그러나 샐러리맨 출신으로는 최초로 소니의 최고경영자의 지위에 오른 이데이 회장의 경우, 전임 회장과 같은 카리스마와 임직원들의 그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은 기대하기 어려웠었다. 이데이는 이와 같은 자신의 카리스마 부재와 전문경영인으로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조직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할 것을 시도했다. 이데이 회장이 도입한 컴퍼니제도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집행임원과 이사회임원의 분리 등의 구조개편은 어느 특정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지 않고, 이미 거대기업이 되어버린 소니를 시스템에 의해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는 동기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기업문화와 조직의 운영방법은 쉽게 바꿀 수 없었고, 결국 전대 회장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유약하게 보인 이데이의 리더십은 자유 활달의 기업문화와 독립적인 컴퍼니 조직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했다.

결국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소니가 가진 지난 10년간의 문제의 근원은 리더십 스타일과 기업문화, 조직구조간의 불합치(mismatch)에서 나온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뛰어난 성과는 디지털화로 인해 제품과 기술이 일상재화 된다는 가정하에 특히 부품 및 제품개발에 있어서, 스피드와 비용우위를 강조하는 전략이 카리스마적인 리더와 실행위주의 기업문화와 조직과 조화를 이루어진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즉, 삼성전자의 성과는 뛰어난 반면 소니가 여러 가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서, 삼성전자의 부품위주의 통합전략이 소니의 수평적인 네트워크전략에 비해 우월한 선택이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두 회사 모두 자사의 핵심 역량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성과의 차이는 소니의 리더십과 기업문화, 조직구조가 불합치하게 되어, 소니의 신제품 개발능력이 마비된 것에 기인한다.

《삼성과 소니》는 고려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장세진 교수가 미국 와일리 출판사와 독점 계약한 《SONY VS. SAMSUNG》을 살림Biz에서 출간한 책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 3개국에서 동시 출간예정이며 하버드, 런던, 와튼 등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의 석학들이 찬사를 보내는 화제작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전자산업의 최강자 자리를 누렸던 소니가 갑작스럽게 쇠락한 이유와 삼성전자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된 진짜 이유를 경영의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규명했다. 많은 이들은 이 두 기업의 엇갈린 운명을 디지털 변혁기 전략의 차이라고 보았으나 이 책에서는 단순한 전략의 차이로는 이들 기업의 경영성과를 설명하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진짜 원인으로 기업 문화에 기반한 조직 프로세스와 각 사업부분을 장악하는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꼽았다.  

소니는 창의성에 기반한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최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녔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흔들리며 각 사업부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서로 경쟁하는 이기적인 사일로(silo) 조직으로 변해버렸다. 반면 삼성은 특유의 스피드와 과감한 투자, 그리고 강한 실행력으로 소니를 추월했다. 하지만 점차 복잡하고 고도화하는 경영 환경은 이건희 회장의 ‘황제경영’과 비서실 조직으로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재의 삼성은 10년 전 전성기의 소니와 매우 닮아 있다. 따라서 소니가 현재 봉착한 문제는 현재의 삼성 경영자들에게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이 내외의 견제와 복잡한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었을 때, 지금과 같은 일사분란함과 실행중심의 조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S-LCD라는 협력을 이루어냈으나, 최근 소니는 샤프와 손을 잡고 차세대 LCD 공장을 짓기로 발표했다. 이렇듯 삼성과 소니는 서로 협력하고 견제하며 끊임없이 경쟁하는 숙명에 있다. 그런데 두 기업의 가능성과 한계는 둘만의 이야기가 아닌 이 시대 모든 기업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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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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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플래닝조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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