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 도중 세계 최대 PC업체인 Dell의 노트북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트북이 불타고 있는 현장의 사진(링크)은 영국의 뉴스사이트인 `더 인콰이어러'(www.theinquirer.net)에 공개되었고 이는 각 언론사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전세계에 생생하게 보도되었을 뿐 아니라 많은 블로거들이 사진과 기사를 자신의 블로그에 발 빠르게 담아갔다. 약 3주 후인 7월 10일 델은 기업블로그(Corporate Blog; www.dellone2one.com)를 열었고, 많은 블로거들의 관심은 이 블로그를 통해 델이 사고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집중되었다. 그로부터 사흘 후에 노트북 폭발에 대하여 델은 처음으로 블로그에 입장을 표명했다. 폭발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요지의 글이었으나 폭발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델 노트북뿐 아니라 다른 많은 전자제품(MP3, 노트북, 휴대폰 등)들에도 모두 사용되고 있다는 내용을 덧붙인데 대하여, 많은 블로거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변명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항의성 댓글을 달았다. 블로그에 좀더 신속하게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었다.

델은 2005년 자사 웹사이트의 고객서비스 게시판을 일방적으로 폐쇄하여 크게 비난을 받은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게시판 내에서 기업의 이슈에 대하여 고객들끼리 의견을 나누도록 하기보다는 직원을 통하여 공식적인 답변을 하겠다는 이유에서였다. 제품,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나 부정적인 의견의 게시물이 많다는 이유로 고객과의 대화를 차단해버리고 고객지향주의에 역행한 델의 결정은 관계마케팅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최근의 마케팅 흐름에도 역행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고객을 존중하지 않는 회사라는 심각한 이미지의 손상을 입은 이후 1년 만에 다시 기업블로그를 개설한 것에 대하여 많은 블로거들이 박수와 축하를 보냈지만 이번 사고에 대한 대처 방식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만약 델이 기업블로그를 계속적으로 운영해오면서 고객과의 원활한 대화가 있던 도중에 이와 같은 사고가 생겼을 때 고객의 이해를 구했다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기업블로그를 운영하면 사실상 악의적인 댓글, 서비스에 대한 항의성 글, 제품에 대한 불만, 심지어 스팸글까지 빈번하게 등록되어 곤란하고 귀찮은 일이 많이 발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개설하고 있다. 왜 기업들은 어렵고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블로그를 운영하려고 할까?

블로그는 최근 마케팅의 가장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버즈마케팅(Buzz Marketing), 입소문마케팅(Viral Marketing), 관계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 등을 이끌어 가는 최적의 수단이다. * 프로슈머(prosumer)들의 힘은 점점 강력해지고 있고 기업들도 고객과의 의사소통을 단절하고는 결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 프로슈머란? 제품 개발을 할 때에 소비자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처음으로 쓴 용어이다.

과거, 기업은 소비자들이 회사나 회사의 제품에 대하여 어떠한 평가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수개월에 걸쳐 엄청난 비용을 들이면서 고객만족도 조사나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하는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블로거들은 스스로 기업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제품에 대하여 평가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심지어 마케팅방법에 대한 조언을 하기도 한다. 오프라인 소비자 조사가 수개월씩 걸리는 데 반하여 온라인 상에서는 거의 실시간으로 고객의 의견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고 무엇보다도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의 불만을 걸러내는 과정 없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측면에서 블로그에 고객이 직접 글을 쓰도록 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이를 막으려고 하지만 이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이미지는 나빠질 수도 있고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블로그는 고객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자 실시간으로 대화가 가능하므로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에는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다. 앞서 예로 들었던 델의 노트북 폭발 사건과 같이 기업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즉시 사과와 원인규명,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사건을 은폐, 축소하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대처했다면 고객을 배려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부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내 기업 중 입소문 마케팅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세스코(Cesco)라는 해충방제서비스 회사는 사업 초기에는 매우 생소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꺼려하는 사업아이템 때문에 고객들이나 내부직원들조차 회사에 대하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홈페이지에도 짓궂은 질문이나 부정적인 내용의 글이 많았지만 이에 대하여 오히려 정성스럽고 유머 있는 답변을 함으로써 점차 고객감동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게 되었다. 블로거들도 게시판의 흥미로운 답변을 자발적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담아가기 시작했고 회사에서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큰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기업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특히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사항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정직’해야 한다. 서로간에 글을 쉽게 담아가고, 담아가도록 한다는 점은 블로그 태생의 핵심이다. 글(포스트)을 담아가고 그 글이 퍼져나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정직하지 못한 내용의 글이 블로거들에게 옮겨졌을 때 그 글은 온라인 상에서 모든 블로그가 사라지는 그 날까지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직하고 성의 있는 글을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친근하고 편안한 말투와 내용으로 쓴다. 블로그에는 비공식적이고 친근한 말투와 내용으로 글을 써서 방문한 블로거들이 편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는 고객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막연한 ‘기업’과 거래한다기보다는 기업의 인간적인 면을 보게 하고 ‘사람’과 거래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것이 바로 관계마케팅의 시작이다.

자주 업데이트 하고 이슈에 대하여 신속하게 대응한다. 기업에 대한 이슈가 생겼을 때 고객들의 관심은 물론 공식 웹사이트에도 있겠지만 때로는 오히려 블로그에 집중될 수도 있다. 큰 이슈에 대하여 웹사이트에서는 공식적인 표명을 하는 절차에 어려움이 있지만, 블로그에서는 기업의 입장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글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를 가지고 방문한 블로그에 아무런 언급이나 해명이 없다면 오히려 더욱 실망하게 된다. 이러한 고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지나친 홍보성 글은 피한다. 물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방문자들도 있겠지만 홍보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블로거들은 결국 외면하게 될 것이다. 블로그의 목적은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확보하는 것이다. 판매와 홍보성 글은 최소화하고 고객들이 원할 만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면 블로거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RSS(Really Simple Syndication)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에게 자주 노출되지 않으면 잊혀지기 쉽다. RSS 구독 서비스는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새로운 게시물을 등록할 때마다 그 즉시 고객들이 글을 확인할 수 있게 하므로 지속적인 관계유지와 대화채널의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부정적인 글이나 스팸 때문에 여전히 기업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는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블로그는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도구 중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검색엔진마케팅 전문포털 서치안 www.searchian.com
ⓒ Copyright 2004-2006 KoreanClick Co., Ltd. All rights reserved.

Share |
Posted by 플래닝조율사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BLOG main image
기업전문강사, 소셜미디어 강사, 기획력, 창의력, 아이디어, 스토리텔링 강의, 검색광고마케터, 칼럼리스트, 강의문의 : zabarai@naver.com by 플래닝조율사
장종희대표와 달콤한 인맥맺기
Facebook

카테고리

기획전문가
장종희 대표
기획자의하루
세상사 관심모드
책과의만남
용어 이해하기
마케팅알아가기
SNS소셜미디어
기획력향상
웝사이트전략
온라인광고알까기
정보갈무리
Total : 1,793,324
Today : 2 Yesterday : 62